색채 문화사
인류학자 베를린과 카이가 연구한 기본색 이름의 진화 과정에 따르면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기본 색명은 문화가 발달할수록 세분화되고 풍부해진다. 1969년 캘리포니아 대학 출판부에서 간행된 '기초 색채 용어'라는 저술에서 세계 여러 지역의 98개 종족에 이르는 언어를 조사하여 색 이름의 발달과정을 도출해 냈다. 초기에는 모든 색을 흰색과 검은색의 범주에서만 판단하다가 빨강이라는 색 이름이 처음 파생되었는데, 당시 빨강은 곧 예쁘다는 의미와 같았다고 한다. 다음 단계로 노랑과 초록, 초록과 노랑이, 그다음에 파랑, 갈색 등의 순서로 사용되었고 보라, 핑크, 오렌지, 그레이와 같은 색 이름은 7단계의 진화과정에서 가장 근래에 들어 사용하기 시작한 색명이다.
사용하는 색 이름의 수는 생활환경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있는데, 가령 에스키모인들은 흰 눈의 하양을 적어도 17가지로 구분해서 사용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빨강에 관련된 어휘만도 200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이처럼 색 이름에 대한 어휘는 문화, 인종, 지역, 풍습, 민족에 따라 달라진다. 또한 시대적 흐름에 따라 대표 색도 변화하여 19세기는 옐로가, 20세기의 모던 시대에는 화이트와 블랙이, 21세기의 과학과 디지털의 시대에는 디지털의 상징색으로 블루가 각각 채용되었다. 이러한 색채 문화는 특정 문화권의 특색을 이루는 연상과 상징과 체험을 통해 이루어진다.
지역색
지역색은 특정 지역의 하늘과 자연광, 습도, 흙과 돌 등에 의하여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선호되는 색채로써 국가나 지방, 도시의 특성과 이미지를 부각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역색은 역사성과 인문 환경의 영향으로 형성되며 환경 색채와 같은 의미로, 자연과 친화된 환경일수록 풍토성이 강해진다. 지역색은 환경 색채 계획에 있어서 근간이 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가령 황토색이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지역의 건축 외장색에는 황토색 계열을 적용해야 어울리게 된다. 색채 연구가인 프랑스의 장 필립 랑크로는 프랑스와 일본 등에서 지역색을 조사, 분석하여 국가 전체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하였다. 대표적인 지역색은 호주 항구도시인 시드니의 백색, 런던, 템즈 강변의 갈색 그리고 우리나라의 전통 하회마을을 대표하는 지붕과 토담색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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